시집 483

빗소리

빗소리가 놀이터의 아이들 웃음소리를 잠재운다 빗소리가 길거리 젊은 청춘들의 얼굴을 가린다 빗소리가 어르신들의 매일 걷기 일정에 찬물을 끼얹는다 빗소리가 아내의 빨랫줄을 적셔 허공에다 물을 짜낸다 빗소리가 우리들의 일상을 구름 속으로 훔쳐 간다 비가 뒷집 아저씨 내 개인택시 네 바퀴를 묶어 놓았다 비가 옆집 옥탑방 젊은이의 창문을 닫아 버렸다 비가 동내 할머니의 두발을 방 안에 꽁꽁 묶어 두었다 비가 아랫집 할아버지의 자전거 열쇠가 풀리지 못하게 했다 비가 우리들의 일상을 구름 속에 가두고 잠가 버렸다 #시 #시집 #시인 #한천희 #하루종일 #비가 #비오는날의 #일상 #빗소리

카테고리 없음 2024.05.07

번호표

번호표를 보면 그 사람 인생의 굴곡이 보인다 어떤 이는 순번이 2번째였는데 30분을 넘게 기다려서 업무를 보고 어떤 이는 순번이 7번째였는데 5분도 안 기다리다 업무를 보고 간다 어떤 이는 대기 고객이 한 명도 없어 오자마자 번호표도 안 뽑고 일 처리를 하고 간다 잘 풀리는 인생 인연인가 꼬이는 인생 업보인가 #시 #시집 #시인 #한천희 #은행 #번호표 #인생 #인연 #업보

카테고리 없음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