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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4. 5. 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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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가
놀이터의 아이들 웃음소리를 잠재운다

빗소리가
길거리 젊은 청춘들의 얼굴을 가린다

빗소리가
어르신들의 매일 걷기 일정에 찬물을 끼얹는다

빗소리가
아내의 빨랫줄을 적셔 허공에다 물을 짜낸다

빗소리가
우리들의 일상을 구름 속으로 훔쳐 간다

비가
뒷집 아저씨 내 개인택시 네 바퀴를 묶어 놓았다

비가
옆집 옥탑방 젊은이의 창문을 닫아 버렸다

비가
동내 할머니의 두발을 방 안에 꽁꽁 묶어 두었다

비가
아랫집 할아버지의 자전거 열쇠가 풀리지 못하게 했다

비가
우리들의 일상을 구름 속에 가두고 잠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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