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4

횡단보도

초록이 눈을 뜨면 사람들은 건너 오고 건너가고 낙엽은 뱅글뱅글 제자리에 자전거는 위풍당당 횡단보도를 활주하고 자동차들은 멈추어 초록의 호위무사가 된다 말없이 모였다가, 빨간 눈이 깨기 전에 말없이 사라진다, 횡단보도를 건너 온 사람들이 내 자동차 옆 유리창으로 보일 때쯤이면 자전거는 저 멀리 사라지고 빨간 눈이 자동차들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낙엽은 이리저리 뱅글뱅글 다시 하늘로 나는 꿈을 꾼다 #일상 #시 #시집 #시인 #한천희 #횡단보도 #빨간불 #파란불 #사람 #자동차 #자전거 #바람 #낙엽 ( 참고 :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야 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9.17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

자동차를 운전해서 매일 같은 길, 여의도 환승센터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걸리면 횡단보도의 길이가 족히 100미터 정도는 돼 보이고 보행시간도 넉넉한지라 많은 사람들이 건너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그들의 걸음걸이 손동작, 습관 얼굴 표정, 웃음 걱정 호흡 그리고 마음까지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따라 이 사람들이 더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며칠 비온 뒤 맑은 하늘 아래 하루가 가장 빛나는 때에 사무실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는 버스로 신이 만들 길을 횡단하고 있는 사람들, 신이 아닌 것 같아 낯설지 않은 사람들, 남이 아닌 것 같아 낯설지 않은 사람들, 어디선가 나의 친구 같고, 이웃 같고, 연인 같은 사람들, 그래. 우리는 신이 아닌 다 같은 인간이지 않은가! 신과 인간을 구분해 놓고 보면 우리 인간은 다..

카테고리 없음 2024.05.08

횡단보도 단상

보행자를 우선으로 하는 '보행자 보호 의무'가 강화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부터 흐지부지 되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제 생각으로는 '보행자 신호가 녹색이라도 보행자가 모두 다 건너갔고,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면 천천히 서행으로 지나가면 된다'라는 예외사항을 두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예외사항을 자기 위주로 해석하여 본인의 자동차 앞을 지나는 사람만 지나갔으면 지나가도 되는 것으로 해석을 하려는 편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법으로 '보행자 보호 의무'를 명시해 놓았지만 예외사항을 두어 사람들에게 법을 살짝 피해 가는 명분만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보행자 또한 꼬리물기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보행자들은 신호등이 없는 이면 도로에서..

카테고리 없음 2023.09.25

횡단보도

나는 하얗고 넓게 꽃가루로 장식한 너의 영역에 발을 디딜 때마다 전장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처럼 위풍당당 해진다 어깨엔 힘을 잔뜩 주고 고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발걸음은 도도하고 우아하게 빨간불이 자동차들에게 '얼음'을 외치면 '땡'할 때까지 초록불의 호위를 받으며 도로를 횡단한다 이때만큼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제아무리 비싼 자동차들도 엔진을 조아리고 내 옆에서 기다린다 제아무리 일정이 바쁜 회장님도 이 시간만은 스케줄을 비워 놓는다 세상 참 공평하다 인생 참 살만하다세상 (이 시는 제가 4월 25일 블로그에 초안을 잡아 놓고 다듬고 다듬어 약 1주일 만에 탄생한 시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