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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3. 5. 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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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얗고 넓게 꽃가루로 장식한
너의 영역에 발을 디딜 때마다
전장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처럼
위풍당당 해진다

어깨엔 힘을 잔뜩 주고
고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발걸음은 도도하고 우아하게

빨간불이 자동차들에게 '얼음'을 외치면
'땡'할 때까지
초록불의 호위를 받으며 도로를 횡단한다

이때만큼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제아무리 비싼 자동차들도
엔진을 조아리고 내 옆에서 기다린다

제아무리 일정이 바쁜 회장님도
이 시간만은 스케줄을 비워 놓는다

세상 참 공평하다

인생 참 살만하다세상

(이 시는 제가 4월 25일 블로그에 초안을 잡아 놓고 다듬고 다듬어 약 1주일 만에 탄생한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