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sung님의블로그

내가 면도를 해보니 당신이 화장하는 이유를 알겠다 멋지게 면도하다 보니 삶이 멋지게 그려지더라 내가 옷을 다림질하다 보니 당신이 새 옷을 입는 것은 알겠다 새 옷처럼 다림질하다 보니 삶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더라 #일상 #시 #시집 #시인 #한천희 #화장 #새옷 #이유

다림질을 해 보면 안다 내가 낮에 화낸 일이 별거 아니란 것을 옷의 구김을 펴주듯 나의 마음을 펴줄 시간이 생긴다 다림질을 해 보면 안다 내가 실패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옷의 주름을 잡아주듯 내 인생을 목표를 다잡아준다 뜨거워진 다리미가 식을 때쯤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으리 #일상 #시 #시집 #시인 #한천희 #다림질 #인생

매일 보이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매일 우리 집 앞으로 지나가던 복수에 물찬 것 같이 배 나온 그 사람 어디 갔을까 매일 할머니 부축받으며 걷는 연습하던 그 할아버지 어디 갔을까 매일 휠체어에 앉아 따님과 산책하던 그 할머니 어디 갔을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다 병원에 입원한 걸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다 죽은 걸까 다들 이사 간 거면 좋겠다 #일상 #시 #시집 #시인 #한천희 #궁금 #걱정

찌는듯한 폭염에서 일하고 와 쓰러져 잠에 드는 당신에게 불면은 사치이겠죠 하루 종일 수험서에 파묻혀 파김치가 되어 온 너에게도 불면은 사치이겠지 밤새워 글감들과 시름하다 새벽을 마주 앉은 시인에게도 불면이 사치였으면 좋겠습니다 #시 #시집 #시인 #한천희 #불면증 #노동자 #수험생 #작가

다들 사연이 있다 아이 학교 데려다주고 서둘러 직장에 출근하는 아빠 아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뒤돌아서 회사로 출근하는 엄마 아픈 부모 얼굴 가슴에 넣고 삶의 현장으로 뛰쳐나간 자식들 자녀 대학 입학으로 가족 모두가 가슴 찡했던 사연 세상살이 사연 없는 사람 없다 신은 우리 삶이 재미없을까 봐 가족이라는 사연으로 엮어 서로 사연을 보듬으며 살아가게 하나 보다 #시 #시집 #시인 #한천희 #가족 #사연 #이야기

고개 돌려 뒤태 한 번 쳐다보고 몸 비틀어 옆모습 한 번 쳐다보며 요모조모 살펴보는 그녀 어제 산 새 옷을 입었나 보다 어쩌나 저 옷에 커피 한 방울이라도 튈까 봐 어쩌나 오늘 하루 어떻게 지내려나 #시 #시집 #시인 #한천희 #새옷 #맵시

원데이 어떤 날은 기분 좋고 원데이 어떤 날은 맘 상하고 원데이 어떤 날은 행복하고 원데이 어떤 날은 슬프고 원데이 어떤 날은 건강하고 원데이 어떤 날은 아프고 원데이 어떤 날은 죽고 싶고 원데이 어떤 날은 살고 싶고 그런 날들이 모여 365일 #시 #시집 #시인 #한천희 #하루 #일년 #원데이 #365일

통장을 정리하듯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정리해 봅니다 둘 다 정리를 하는 것인데 통장을 정리하면 무엇인가 인쇄되어 의미가 있어 보이는데 일기장을 정리하면 이미 씌여진 활자를 비틀고 꼬다 보니 생산적이진 않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소모라고만 할 수는 없어요 마음은 정리할 수 있으니, 오늘 또 무언가를 남겨 두려고 기억의 한 줄을 일기장에 적어 놓습니다 어느 날 통장을 정리해 보면 그날의 일들이 고스란히 소환되겠죠 #시 #시집 #시인 #한천희 #일기장 #정리 #추억 #기억

행복을 노래하던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슬픔을 노래하던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인생을 노래하던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이별을 노래하던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유행가처럼 사라져 버렸네 유행가처럼 당신이 보고 싶을 때 재생해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네 세상에 응답할 줄 모르고 행복에 수줍어했던 사람 자신을 뽐낼 줄 몰랐던 사람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시 #시집 #시인 #한천희 #아버지 #세월 #유행가

너희들은 뭐해 난 도서관 난 카페 난 영화관 난 집콕 너는 뭐해 난 달리기 난 라이딩 난 등산 다들 어디 있어 난 축구 동호회 난 배드민턴 동호회 난 배낭여행 중 당신이 궁금해하지 않아도 당신이 염려하지 않아도 다들 세상의 한 자락을 열심히들 붙들고 있구나 #시 #시집 #시인 #한천희 #궁금 #다들 #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