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담다 24

개인택시 아저씨

우리 뒷집에는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아저씨가 있다 아니 70살이 넘었으니 할아버지가 맞겠다 옛날에는 일주일에 3~4일 정도 그것도 아침 출근시간에만 나갔다가 점심때쯤 들어오셨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돈벌이는 욕심 안 내시고 쉬엄쉬엄 운전을 하시는 줄 알았다 그런데 요즘따라 매일 운전을 나가신다 그러고도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오신다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어깨가 축 처지고 힘이 없어 보였나 보다 그래서 그전보다 더 늙어 보였나 보다 집안에 무슨 일이 있으신 걸까 목돈이 필요하신 걸까 #시 #시집 #시인 #poet #택시 #아저씨 #시를쓰니시인이된다 #시하다 #마음을담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14

그거 나 주려는 거 맞죠

강아지는 유모차에 실어 파라솔 옆에 앉혀 놓고 편의점 앞에 앉아 빨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강아지가 보기에는 뭔가 대단한 것을- 시원하게 휘휘 젖고 있는 두 아주머니 입술을 쭉 빼고 입맛 다시며 손으로 컵을 잡으려는 듯 허공을 휘휘 눈으로는 '내가 잘 보이죠'라고 확인하는 것처럼 애절하고 잔잔하게 연신 눈 맞춤하는 너 마치 커피 향을 아는 것처럼 당연히 자기에게도 줄 것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처럼 사랑하는 연인들이 서로를 바라보듯 얼마나 애정 어린 모습으로 귀여운 표정을 하는지 저 눈빛과 표정을 마주한다면 누구든지 안 넘어갈 수 없겠다 너로 인해 오늘도 행복하구나 #시 #시집 #시인 #poet #강아지 #아이스아메리카노 #아주머니 #행복 #시를쓰니시인이된다 #시하다 #마음을담다 (강아지의 '혀'는 어감..

카테고리 없음 2023.05.14

사랑은 언제까지나 달리고 싶다

할아버지는 자전거 안장에 앉아서 페달을 돌리고 할머니는 -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서 일부러 만들었음직한 - 자전거 뒤에 연결된 인력거 같은 기구에 앉아 셋이 한 몸이 되어 오월의 싱그러움에 합류한다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들리진 않지만 '우리 내일은 저쪽으로 가 볼까' '당신은 배 안 고파' '아이들이 많이 바쁜가 보네, 이번 어버이날엔 못 찾아뵐 것 같아 미안하다고 전화도 오고' 뭐 세상 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할머니는 알겠지 몸이 불편한 당신을 데리고 다니며 세상 구경시켜 주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할아버지는 진작에 눈치챘었겠지 밖으로 나가보고 싶어 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세월은 그들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전거 바퀴보다 더 빠르게 달아나기만 간다 #시..

카테고리 없음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