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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자전거 안장에 앉아서 페달을 돌리고
할머니는
-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서
일부러 만들었음직한 -
자전거 뒤에 연결된 인력거 같은 기구에 앉아
셋이 한 몸이 되어 오월의 싱그러움에 합류한다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들리진 않지만
'우리 내일은 저쪽으로 가 볼까'
'당신은 배 안 고파'
'아이들이 많이 바쁜가 보네, 이번 어버이날엔 못 찾아뵐 것 같아 미안하다고 전화도 오고'
뭐 세상 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할머니는 알겠지
몸이 불편한 당신을 데리고 다니며
세상 구경시켜 주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할아버지는 진작에 눈치챘었겠지
밖으로 나가보고 싶어 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세월은 그들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전거 바퀴보다 더 빠르게 달아나기만 간다
#시 #시집 #시인 #poet #노부부 #사랑 #자전거 #시를쓰니시인이된다 #시하다 #마음을담다
(처음에는 두 어르신의 행복한 모습만 담아 내려 했으나 이런 행복한 시간이 영원하진 않고 길게 남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시상을 전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