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21

사연 없는 사람 없다

다들 사연이 있다 아이 학교 데려다주고 서둘러 직장에 출근하는 아빠 아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뒤돌아서 회사로 출근하는 엄마 아픈 부모 얼굴 가슴에 넣고 삶의 현장으로 뛰쳐나간 자식들 자녀 대학 입학으로 가족 모두가 가슴 찡했던 사연 세상살이 사연 없는 사람 없다 신은 우리 삶이 재미없을까 봐 가족이라는 사연으로 엮어 서로 사연을 보듬으며 살아가게 하나 보다 #시 #시집 #시인 #한천희 #가족 #사연 #이야기

카테고리 없음 2024.08.28

통장정리

통장을 정리하듯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정리해 봅니다 둘 다 정리를 하는 것인데 통장을 정리하면 무엇인가 인쇄되어 의미가 있어 보이는데 일기장을 정리하면 이미 씌여진 활자를 비틀고 꼬다 보니 생산적이진 않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소모라고만 할 수는 없어요 마음은 정리할 수 있으니, 오늘 또 무언가를 남겨 두려고 기억의 한 줄을 일기장에 적어 놓습니다 어느 날 통장을 정리해 보면 그날의 일들이 고스란히 소환되겠죠 #시 #시집 #시인 #한천희 #일기장 #정리 #추억 #기억

카테고리 없음 2024.08.25

유행가처럼 떠나 버린 아버지

행복을 노래하던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슬픔을 노래하던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인생을 노래하던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이별을 노래하던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유행가처럼 사라져 버렸네 유행가처럼 당신이 보고 싶을 때 재생해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네 세상에 응답할 줄 모르고 행복에 수줍어했던 사람 자신을 뽐낼 줄 몰랐던 사람 그 사람 어디로 갔나 #시 #시집 #시인 #한천희 #아버지 #세월 #유행가

카테고리 없음 2024.08.25

무더운 여름을 잘 죽여야 가을 하늘이 푸르게 살아온다

당신이 죽여버리고 싶어 하는 여름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며 간밤엔 시원한 바람들을 데리고 왔어요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노래하던 옛 시인의 말이 생각나요 죽어가는 것이 있으니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거죠 무더위가 죽어가면 찬바람이 하나둘씩 살아나요 찬바람이 무더위를 죽여 버리는 것일지도 모르죠 죽음의 보상으로는 너무 가혹한가요 당신의 마음이 자꾸만 여름을 죽여요 가을은 또 당신의 마음을 살려요 무더위에 죽어나간 가혹한 마음들이 푸르른 다음 시간을 부릅니다 이제 빨갛고 노랗게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죠 #시 #시집 #시인 #한천희 #봄여름가을겨울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시인 "윤동주" "서시" 인용

카테고리 없음 2024.08.16

삶과 죽음의 경계

삶과 죽음은 코밑과 윗 입술 사이 잠을 자고 있는 당신의 인중에 손을 대보면 알 수 있다 따스한 날숨의 열기 삶과 죽음은 눈을 감은 당신의 입술에 살짝 손을 대보면 알 수 있다 방금 꺼낸 A4 용지에 손이 베일 것 같은 선혈 그때 당신의 입술을 훔치면 짜릿한 자기장이 일어난다 삶과 죽음은 누워 있는 당신의 가슴에 살며시 손을 얹으면 알 수 있다 들숨과 날숨의 떨림의 파동 실험실의 개구리처럼 내 심장이 팔딱거린다 #시 #시집 #시인 #삶과죽음 #숨 #입술 #가슴 #심장

카테고리 없음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