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옥상을 청소하다 하수구 뚜껑을 들어보니 그 밑에 작은 생명이 고개를 내밀고 가쁜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밖으로 나오고 싶었을까요 물이 내려가며 이끼가 낀 벽 틈에서 싹을 틔운듯합니다 어린 생명의 존재를 알고 난 이후로는 더러운 물이 닿지 않게 조심해서 버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더 자랐네요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어렵게 피어난 생명을 잡초를 뽑듯이 뽑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살며시 뽑아 들고 근처 공원으로 갑니다 가녀린, 손가락의 손톱 부분 크기만 한 생명을, 땅을 파서 심어주며 정성으로 빌어 봅니다 하수구에서보다는 멋진 생을 살기를, #시 #시집 #시인 #poet #하수구 #새싹 #나의 #두번째 #시집 #시를쓰니시인이된다(2집) #2023년5월 #전자책 #출간 #교보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