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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어렵게 피어난 생명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3. 7. 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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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옥상을 청소하다
하수구 뚜껑을 들어보니
그 밑에 작은 생명이 고개를 내밀고
가쁜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밖으로 나오고 싶었을까요

물이 내려가며 이끼가 낀 벽 틈에서
싹을 틔운듯합니다

어린 생명의 존재를 알고 난 이후로는 더러운 물이 닿지 않게 조심해서 버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더 자랐네요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어렵게 피어난 생명을 잡초를 뽑듯이 뽑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살며시 뽑아 들고
근처 공원으로 갑니다

가녀린,
손가락의 손톱 부분 크기만 한 생명을,
땅을 파서 심어주며 정성으로 빌어 봅니다

하수구에서보다는 멋진 생을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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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더 컸는데 공원에 옮겨심기 전에 사진을 찍어놓지 못해 사진은 처음 만난 6월22일 사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