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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내준 양보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4. 3. 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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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두 분이
술이 적당하게 취하셔서
지하철 안으로 들어오시더니
하나 남은 빈자리 앞에 서서
서로 앉으라고 양보하신다

외모만 봐서는 당신도 어르신 같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앉아 있던
머리카락 전체가 흰 사람이
'두 분 여기에 같이 앉으세요'라며 일어선다

그중 한 어르신이
'어이 어이,,,

고맙다는 말을 전하려는 것 같은데
술이 취해서 그런지
다음 말로 잇지 못한다

머리카락 전체가 흰 사람이
'저는 젊어서 괜찮아요'라고
다음 말로 이어 마음까지 양보한다

나는 그 사람보다 흰 머리카락도 적고
더 젊어 보이는데
모른 척 앉아 마음만 고생하고 있다

#시 #시집 #시인 #마음 #양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