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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4. 1. 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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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가 가까워지면
바람들이 아르바이트할 시간이에요

거리로
사무실로
사람들 사이로

모락모락한 향기를 나르며
이리저리 호객을 해요

예민한 콧구멍들에 코투레를 끼우려고
침 흘리는 혓바닥들을 프라이팬에 지지려고
모락모락한 향기로 애간장을 녹여요

당신이
군침 흘리며

코를
킁킁

혀를
날름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정신없이 활보하면
바람은 안달이 나서
더 모락모락한 향기로 당신을 유혹해요

고기 향기
김치 향기
된장 향기
생선 향기
빵 향기


커피 향기

세상 참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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