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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초록 빨강 노랑 중에 어느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해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4. 1. 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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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참 불공평하다고만 생각했어

난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공평과 불공평을
시험하고 있어

초록은 항상 나에게 공평함을

빨강은 불공평함을,

노랑은 공평과 불공평의 사이에서 시험받는 느낌이야
공평하다 싶어 지나가면 왠지 꺼림칙하고
불공평이다 싶어 정지하면 왠지 아쉽고

그런데 말이야
잘 생각해 봐
세상에 신호등만큼 공평한 게 없는 것 같아

대통령이나 국민이나
부자나 서민이나
빨간 공평 앞엔 모두 정지해야 해

50킬로 속도제한 앞에선
일단 속도를 줄였다가 지나가야 해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이런 규칙을 만들어 놓은 거겠지

그런데 말이야
바라보는 신호등에 따라
똑같은 색의 초록을 보고도
누구는 공평이라 생각하고
누구는 불공평이라 생각해

나는 운전석에서 사거리 앞쪽에 있는 초록을 보고
공평이라고 생각하고
당신은 횡단보도 옆에 있는 초록을 보고
공평이라고 생각하고

결국은 모두를 위한 공평은 존재할 수 없는 것 같아
그런데 사람들은 공평이란 것이 자기한테만 관대하길 바라지

그래서
신호등이 나서서 규칙을 만들어 공평하게 해주는 게 아닐까

그러니 항상 초록 불만 켜지길 기다리지 말고
빨간 불도 모두를 위한 공평이라 생각해

우리 서로 공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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