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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쇼핑카트가 지나가면 서로 길을 비켜줬다
내가 기억하는 추억엔
미안하다며 옆으로 빼주고
지나가면서 고맙다고 했다
요즘은 카트로 통로를 막아도 뭐라 할 수 없고
지나가려는 사람이 돌아서 비켜가야 한다
혼잡한 곳에서 서로 맞닥뜨리기라도 하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처럼
'내가 먼저 들어왔으니 당신이 비켜줘라'라는 식으로
서로 양보 없는 굳히기 작전만 벌인다
마트라는 조그만 공간에서
너무 큰 세상의 모습을 보았다
나도 마트 가기가 무섭고 싫어진다
그래서 인터넷 주문들을 많이 하나보다
다른 사람 눈치 안 보며
나만 끌고 다닐 수 있는 전용 쇼핑카트를 이용하려고
그래서
쇼핑카트가 지나갈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은
더욱 좁아지기만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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