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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여기는 그냥 지나가고 싶다
내 보폭으로 5발자국 정도의
이면 도로 신호등이다
차도 거의 안 다니고 사람도 별로 없고
누가 만들어 놓았을까
불편하게시리
빨간불에 그냥 갈까 쭈삣쭈삣 하는데
어른 한 명과
아이 한 명이 나를 주시하며 빨간 눈동자를 보낸다
아이는 학교를 가는 건지 가방 메고
초록불이 선생님인 양 두 눈을 말똥말똥
내 아이는 아니지만
내가 담임 선생님은 아니지만
아이의 마음속 믿음의 초록 신호등을 불 밝히기 위해
모범학생답게 살짝 옆에 서 본다
출근하다 말고
빨간불과 초록불 사이에서
초등학생 아이처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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