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는 평생 당신의 조연자로 살아갑니다 당신의 어머님이 그랬던 것처럼 옷걸이는 날마다 당신의 모습을 반추해 줍니다 당신의 아내가 그러는 것처럼 당신이 이리저리 대보며 머뭇거릴 때마다 당신 눈에 띄려고 얼마나 뽐내고 있는 줄 아세요 당신이 옷을 골라 입고 나가시면 하루 종일 당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점심은 거르지 않고 잘 먹었는지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오늘은 좀 늦네요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죠 음! 오늘은 원두커피를 마셨군요 고기 냄새도 좀 나고 술도 좀 드셨죠 음! 이 향기는 뭐지 온갖 추측도 합니다 당신을 따라 밖에 나가고 싶은 저의 마음을 아시는지 당신은 가끔 옷을 세탁하기 위해 저를 끼운 채 바깥세상을 구경시켜 줍니다 그날은 행복합니다 오늘이 그날입니다 #시 #시집 #시인 #po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