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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아 오는 징후들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4. 9. 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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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후진하는 경고음이 들리기 시작하면 아파트 단지 안으로 음식물 수거 차량이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오토바이 공회전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신문 배달 아저씨가 앞 건물 삼층에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취객들이 삼삼오오 지나가며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다들 집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 새벽을 주워 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경비 아저씨가 아파트 정문 주변을 쓸고 있는 중이다

창가 담 밑으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볼까 말까 궁금해하다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내 돌아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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