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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3. 7. 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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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맞은편의 옥상에 사는 중국인 아저씨의 부인과 아이인 듯한 사람이
여행 가방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이름을 부르는 호칭은 잘 알아 듣지 못했지만
'누구(이름) 이렇게나 많이 컸네'라는 소리로 봐서는 서로 오랫동안 보지 못했나 보다

타지에서
서로들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난 그 때처럼
너무 좋아서 마음이 떨릴 거야

다음날 새벽

금요일인데 아저씨가 새벽에 일도 안 나가는 걸 보니
아이와 아내를 위해 휴가를 냈나 보다

옥상에 아이의 옷인듯한 티셔츠가 빨랫줄에 걸려있었는데
잠시 후 아버지가 나와서 가지고 들어간다

날 더운 날 땀냄새 안 나고 깨끗하게 입히려고
지난 밤에 얼마나 애틋한 마음으로 빨아서 고이 말렸을까

아이는 '한국 간다'라고 친구들한테 얼마나 자랑했을까
롯데월드라도 가서 사진도 찍고 아이의 기 좀 살려줘야 하는데,

궁금해서 기다리는데
저녁때가 돼도 가족들이 보이지 않는다
가족끼리 맛난 저녁까지 먹고 오려나보다

언제 오려나,
오는 하루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니느라 다리도 아프고 고단하겠지만

가족 모두가 환한 미소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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