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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치기

시를 쓰니 시인이 된다 2023. 6. 1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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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는 자리 위에
커다란 나무가 있을 때는
봄마다 나무의 진이 떨어지고

가을이면 낙엽들도 쌓이고
사시사철 새들이 나무에 앉아 있다가
똥을 싸서 불편했다

그래서 볼 때마다
'저 나무가 없어졌으면' 했는데

언젠가
때마침
가지치기를 하더라

좋을 줄 알았는데,

네가 왠지
약해 보인다
허전해 보인다

가지치기의 부작용인지
한창 푸르러야 할 시기에
누런 잎도 보이더라

네가
불쌍하다

내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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