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에서 따라오던 자동차가
약속시간에 늦었는지 부랴부랴 앞질러
내 자동차 앞에 정차를 한다
누군가를 마중 왔나 보다
다행히 오기로 되어있는 사람보다 먼저 도착은 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쉰다
간발의 차이로 자동차가 먼저 도착
그녀가 다음에 도착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펜스가 가로막혀 있어
그녀가 펜스를 넘어서 자동차를 탈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난감해 하는 표정의 그녀
어쩔 줄 몰라하는 그 남자
나 같으면 자동차에서 내려
펜스를 돌아 나와 그녀를 마중할 텐데
그 남자는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녀가 펜스를 돌아 나오려고 발을 떼는 순간
나름의 순발력으로 자동차를 한 바퀴 다시 돌려
펜스를 돌아 나오는 그녀 앞에 차를 대는데 성공했다
그 남자의 순발력에 박수
문제는 다음
그녀를 위해 차를 다시 돌려왔으면
최소한 문이라도 열어주지
아님 자동차 밖으로 나와서
반갑게 맞이하며 말이라도 걸어주지
그녀의 표정을 보니 백 프로 만족하진 않은듯하다
아니 불만이 있을듯하다
그 이후는 나도 모른다
따라갈 수 없으니
점수를 매겨보자
제시간에 도착한 물리적인 점수는 100점
그녀에 대한 마음의 점수인 배려는 20점(차를 돌려온 것)
차를 펜스 있는 곳에 잘 몬 덴 건 10점 감점
그녀가 돌아 나오려고 판단하고 움직이기 전에
먼저 차에서 내려 맞이하지 못한 건 20점 감점
재빠르게 자동차를 돌려온 순발력은 20점 플러스
마지막에 또 자동차 안에만 앉아서 그녀를 맞이한 건 똑같은 실수로 2배인 40점 감점
결국 오늘 그 남자의 마중은 200점 만점에 70점
그 남자
나머지 점수를 만회할 수 있을까
(이 시는 저도 자녀를 기다리는 중에 다른 아버지가 자녀를 마중 나와 태우고 가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시적으로 미화하기 위해 그녀, 그 남자 등으로 시어를 조정 및 실제 상황에 저의 시적 상상을 접목하여 지은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