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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의 무게중심을 약간 뒤로 제치고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내리막길로 내려가고 있는데
아래쪽에서 오르막길을 향해
자전거를 타고 안간힘을 쓰며 올라오는 사람이 있었어
굉장히 버거워 보이더라
얼굴은 용을 쓰면서도 내려오는 나를
원망 썩인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더라
내가 마치 당신 길을 가로 막아서
내려오는 나 때문에 못 올라가는 것처럼
보행자인 내가 없었으면
지그재그로 올라갈 수도 있는 건데
물론 내가 야속했겠지
한편으론 이해도 돼
그런데 말이야 나도 내 길을
그것도 성공하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거야
인생이 오르막길일 때는 승승장구하며
다들 좋아한다는데
저 사람은 왜 얼굴을 오만상으로 찡그리는 것일까
오르막 인생에 몸과 마음이 지친 것일까
오히려 내리막길로 내려가고 있는 내가
더 행복한 느낌이 드는 것은 도대체 뭘까
왜 자전거에 올라타고서만 오르려고 욕심을 내는 걸까
평생 올라타기만 한 자전거에서 내려
한 번쯤은 끌어 봄직도 하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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