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모종 200개가 넘는 모종 중에 유독 네가 눈에 밟혀 더 손이 가는구나 열 손가락 깨물면 안 아픈 손 없다더니 우리 엄마도 나를 낳으시고 빈약한 자식 땜에 애지중지 마음고생 많으셨겠다 카테고리 없음 2023.04.24
연극은 시작되고 정말 될 줄 알고 사는 건가 1등이 길게 늘어선 줄이 마치 공연 티켓을 구매하려고 줄을 서있는 듯하다 주연배우는 숫자 45개 조연은 로또 판매점 주인 불특정 다수의 서민은 엑스트라 몇백만 분의 1이라는 숫자에 희망을 걸어본다 1등만 바라다본다 낙첨이 되는 수많은 엑스트라들은 보이지 않는다 손에는 만 원권 지폐 한 장 머리엔 6개의 숫자 가슴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공연시간만을 기다린다 카테고리 없음 2023.04.23
심연의 소리 뱃속에서 인간은 신이 아님을 알려주는 소리가 난다 꼬르륵 꾸르르 꾹 태고의 소리 심연의 소리 에너지가 다 고갈된 소리 인간임을 알려주는 애절한 소리 난 온몸으로 고해성사를 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3.04.22
배가 고프다는 장의 신호 내 뱃속에는 배고픈 아기가 살고 있는지 새벽마다 발길질을 한다 출렁출렁 내 뱃속에는 밥솥이 들어있나 보다 허기진 밥솥이 새벽마다 밥을 짓는다 꾸르륵 꾹꾹 내 뱃속에선 파도가 일렁인다 배고픈 갈매기가 새벽마다 울고 간다 꾸르르 꾸륵 카테고리 없음 2023.04.22
사랑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태양이 너와 눈맞춤 한다면 널 사랑한다는 뜻이야 너도 네 눈빛을 보내 주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바람이 너의 손에 입맞춤 한다면 널 밖으로 나오라는 표시야 어서 따라가 보렴 카테고리 없음 2023.04.22
용기 인생을 살다 보면 마음몸이 아파 핑계 삼아 병원 갔다가 엄마 손에 이끌려 친구들이 다 쳐다보는 교실에 들어가야 할 순간이 있어 그럴 땐 용기를 내 넌 할 수 있어 아침에 엄마랑 싸우고 학교 갔다 집에 왔는데 현관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순간이 있어 그럴 땐 먼저 말을 해 그러면 돼 카테고리 없음 2023.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