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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퇴근하며 전화했더니
"저번 주 일요일에 네가 올 줄 알았는데 안 와서 먼저 전화할까 했다"라는 엄마의 볼멘소리가 미안해서 오늘(일요일)은 본가에 갔다
본가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정문으로 가는 순간
넷째 동생과 절에 갔다 오시는 엄마를 만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오는 길에 절에 들렸다 같이 올걸,
절이 12시에 끝나니 내가 집을 나선 13시에는 엄마는 집에 도착해있을 거라 판단해서 곧장 왔는데,
절에서 점심 공양이 있어 드시고 오느라 지금 오시는 길이란다
"올 적 갈 적 택시 탔다"라며 "집에 있었으면 절에 좀 데려다주지"라고 퉁명스럽게 말씀하신다
미안한 마음이란 이렇게 엇나가나 보다
집에 올라가니 엄마 목욕시킨다고
셋째 동생이 대야에 물 받아 놓고 욕탕에서 기다린다
옷을 벗고 들어오라 하니 들어가서 벗겠다고 동생과 실랑이하신다
아들이 식탁에서 음식을 먹고 있어 부끄러우셨나 보다
내가 아기 땐 당신도 목욕하며 발가벗고 씻겼을 텐데
부끄러운 마음이란 이렇게 비껴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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